개나리 천국, 응봉산과 서울숲

자전거로 떠난 당일 봄 여행

봄꽃이 하나 둘 터지면서 사람들의 마음은 싱숭생숭~ 어디라도 떠나고픈 마음이지만 특별히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면 바로 이곳 응봉산의 개나리동산을 추천한다. 그곳에서 멀지않은 서울숲까지
두루 다녀오면 완벽한 당일 봄 여행이다.

봄은 봄인가보다. 창틈을 비집고 들어온 따사로운 봄볕이 늦잠을 깨우려 볼을 간질인다.
봄빛만 봐도 가슴이 설렌다. 항상 이맘때면 노란 개나리동산으로 맞이해주는 응봉산과 상큼한
서울숲으로 출발했다. 자전거 도로마다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서울숲에 도착해서 이리 저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도시락을 준비해서 잔디밭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갖는 연인들과 가족들... 봄나들이가 정겹기만 하다.
봄의 축제를 펼치려는 개나리들의 모습이 마치 노랑 팝콘을 터뜨린 것 같다. 초록빛 잔잔한 호수도
봄을 가득 담았다. 서울 숲을 빙 돌아 나오면 마주 보이는 응봉산을 향해 패달을 밟았다.

이미 먼발치부터 노랗게 채색된 응봉산이 보인다. 아직은 개나리가 만개하지 않아서 듬성 듬성
노란색 붓 칠을 한 미완성 수채화같다. 그 느낌만으로도 긴 오르막 계단을 자전거 어깨에 메고 간
보상으로 충분하다.

응봉산 팔각정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한강을 내려다봤다. 회색 빌딩 숲 속 개나리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응봉산의 개나리는 며칠 내로 만개 할 것이다. 노랑 천을 뒤집어 쓴 응봉산을 구경하려면
좀 서둘러야 한다. 4월 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팔각정에서는 ‘응봉산 개나리축제’(문의 ☎2286-5202)
도 열린다. 응봉산은 밤에 가도 좋다. 사진작가들이 야경 명소로 꼽은 곳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