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뉴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버럭 엄마'가 됐어요

등록일 2015-12-30

어느새 나도 모르게 '버럭 엄마'가 됐어요

"조급함과 다그침으론 아이를 잘 키울 수 없어"

 

아침에 겨우 일어나 씻는가 싶더니 화장실에 볼일 본다고 꾸물럭 거리는 아이. “내가 잔소리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지!” 참다못한 엄마가 아이에게 폭발을 하고야 맙니다. “넌 도대체 학교를 가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밥은 언제 먹으려고? 옷도 갈아입고 머리도 빗어야지? 책가방은?” 폭풍 같은 잔소리가 쏟아지는 순간이다.



대개 순한 아이들은 엄마의 조급함에 떠밀려 애써 빨리 학교 갈 준비를 하지만 이제 조심스레 자아가 자리 잡은 아이들 4학년이상 되었다면 “내가 다 알아서 한다고” 하면서 버럭 소리를 질러대기 마련이다. 엄마는 알아서 한다고. 알아서 하는 게 뭐가 있는데”, 눈을 부라리죠. 그때 “엄마는 알지도 못하면서...” 대들기 시작하는 아이.



전쟁 같은 아침 준비를 마치고 아이가 학교 간 후, 엄마는 진이 빠진 채 소파에 기대 한참 멍하니 있다가 문득 ‘내가 우리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걸까?’ ‘매일 아침마다 아이를 닦달해야 하는 걸까?’ 아이 키우기의 피로감. 엄마라는 묵직한 책임감이 머리 아프게 한다.



아이 키우기의 정답을 누가 나에게 떡하니 가르쳐 주면 좋으련만. 엄마라면 누구나 많이 조급해한다. 하지만 엄마들은 잘 안다. 아이들은 엄마의 조급함이나 다그침으론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것을. 도대체 왜 머릿속을 맴도는 육아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내 마음은 안 움직이는지. 왜 자꾸 다그치고 윽박지르는 소리만 나오는 건지...





‘아! 나도 우리 아이와 우아하게 대화하는 엄마이고 싶고 우리 아이는 성취에 민감한 아이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와 우리 아이는 어찌해야 좀 더 우아한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요? 화내지 않고 아이에게 조급함을 보이지 않는 엄마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아이를 향한 시선을 멈추고 나에게, 내 자신에게 시선을 맞춰보세요. 아이가 변하기보다는 내가 변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세요.



내가 무엇인가를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그때 가장 큰 변화의 계기를 주었던 사람은 누구였으며 어떤 말이었던가요? 조용히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어 보세요. 내 행동이 엔진을 단 것처럼 움직이게 하던 때가 있었다면 언제, 왜 그랬었는지 떠올려 보세요. 바로 이거다 싶었던 마음속 깊은 울림이 나를 사로잡았을 때 있지 않았나요?



이런 마음속 깊은 울림, 내면의 소리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 내가 편하고 익숙한 곳을 찾아 가는 것을 현대 행동 유전학에서는 '적소 찾기'(niche-picking) 용어로 설명합니다. 'niche'는 영어로 '활동 범위, 살기에 적당한 곳, 가장 편한 자리'라고 합니다. 즉 자신이 가장 편한 자리를 스스로가 찾아간다는 것입니다.



적소 찾기(niche-picking) 개념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태도와 흥미에 맞는 행동, 친구, 경험을 선택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환경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의 유전적 정보에 의해 자신의 환경도 만들어 간다는 것이죠. 뒤돌아보면 누가 뭐래도 꼭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때려죽인다 해도 하기 싫은 일이 있지 않았던가요? 내 아이도 나와 마찬가지랍니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며 지켜보며 기다려주세요. 엄마도 아빠도 자신의 유전적 정보에 맞춰, 내면의 소리에 충실하게 살다보니 어느 새 우리 아이의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고 그리고 사회적 구성원으로 어엿하게 자리 잡았던 것처럼 말이죠.



*칼럼니스트 소은주는 (주)허그맘 아동청소년심리센터 울산센터 부원장으로 일하며 마음이 아픈 아이, 육아가 힘든 엄마들과 함께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유아정서이해에 관해 아동학석사학위를 받았다.

 

칼럼니스트 소은주

자료출처 :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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