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벌레'변기 아세요?
등록일 2009-09-30
|
소문난 '벌레'변기 아세요?
|
|
지난 일요일, 서울다산플라자 1층에 있는 어린이 전용 화장실을 들렀다. 공공기관 최초로 마련해 일반의 관심이 크리라 예상됐기 때문이다. 어린이 화장실은 한평 남짓. 하지만 그렇게 작아 보이지 않았다. 환한 조명과 흰색 타일벽이 연출하는 시각효과 때문인 것 같았다. 자동스위치 버튼을 누르고 입구에 들어서니 빨간 세면기를 중심으로 좌측엔 남자어린이, 우측은 여자어린이 변기가 배치되어 있다.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보통 영유아와 그들을 대동한 부모들이기 때문에 어린이 화장실은 동시에 가족 화장실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변기 뚜껑은 사과모양으로 디자인돼 앙증맞다. 전체 분위기는 천장에서 들리는 경쾌한 어린이 음악과 다양한 해치 문양의 스티커때문에 편한 기분이다. 시설 하나하나가 어린이 감성과 눈높이에 맞춰 디자인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런데 공공기관의 어린이 전용 화장실이라면 생소한 시설인데 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이는 서울시 창의시정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 시청 공무원이 제안한 발상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시청 주변의 미술관과 공원 등을 들르는 시민고객들 중 유아를 데리고 온 경우 일반 화장실을 이용할 때 상당히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결국 공무원의 섬세한 배려로 다산플라자의 입지를 활용, 어린이 화장실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8월 말 공개된 후 반응은 불문가지. 4세 남아를 데리고 화장실을 이용한 한 젊은 엄마는 "애가 용변 보는 시간을 신기하고 재밌어 한다"고 전하면서 "시청에 올 때마다 꼭 들르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 이용객은 "화장실 규모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엔 시청 인근 시설을 찾는 관람객들이 아름아름 소문을 듣고 화장실을 단골로 이용하고 있다"고 총무과 담당 류재옥 씨는 귀뜸한다. 그는 또한 "현재는 홍보가 덜 돼 평일보다는 토,일요일 이용객이 더 많지만 앞으로는 평일에 시청을 찾는 민원인들이 더 자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아화장실 쪽에는 센서식 소변기가 하나 더 설치돼 있다. 인상적인 것은 소변기 안쪽에 붙어 있는 벌레 모양의 스티커다. 예전에 시내 유명호텔 화장실 남자 소변기에서 벌레를 보고 묘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있는데 바로 그 벌레와 유사했다. 소변기 벌레는 소변을 밖으로 흘리지 않도록 유도하는 조준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유아용 소변기에 벌레라니,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에게 제법 흥미로운 대상이다. 화장실은 이제 단순한 편의시설에 그치지 않고 머무르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화장실 문화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리고 그것은 시민문화의 수준을 말해주는 척도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는 역사가 길지 않음에도 그 수준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화장실 전문가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자랑거리다. 그런 차원에서도 시청 어린이 전용 화장실은 색다른 블루오션이 아닐까 싶다. 한편 어린이 전용 화장실은 서울시가 화장실문화를 선도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화장실 벽에는 호루라기를 입에 문 해치 스티커가 질서라는 깃발을 들고 있는데 이는 앞서가는 화장실 문화는 어려서부터 체득해야 가능하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바야흐로 화장실은 편리한 기능을 넘어 다양한 맞춤식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 점에서 어린이 전용 화장실은 시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서울시의 어린이 화장실 탄생을 계기로 공공기관이 보다 친근하고 배려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
[자료출처 : 하이서울뉴스 / 시민기자 이혁진]








